순제작비만 3억달러로 알려진 거대한 SF영화 아바타가 크리스마스 특수를 입어 우리나라에서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배우들의 몸짓과 감정을 포착한 이모션 캡처 방식을 적용, 판도라 행성 원주민 ‘나비(Na’vi)’를 만들어내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어우러지는 기이한 생명체들이 컴퓨터그래픽(CG)으로 꿈틀대는 장면을 관객들은 '혁명'이라고 까지 칭송한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타이타닉' 이후 12년 만에 들고 온 영화 '아바타'를 3D로 감상했다.
영상은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굉장했다. 어떤 게 CG고 어떤 게 실사인지 도저히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인간 배우들과 디지털 액터, 100% 특수효과로 만들어진 배경들이 마구 얽히고 설킨다.
3D 안경을 끼고 2시간 40분 동안 영화를 감상했지만 전혀 눈이 피로하지 않을 정도로 모든 것이 지나치도록 자연스러워 CG라는 것이 무감각해질 정도였다.
'아바타'가 던져주는 메시지들은 조금 상투적인 것은 사실이다. 생태주의 예찬, 인간 문명에 대한 혐오 등은 이 영화가 '고전 서부영화'라고 불릴 정도로 '늑대와 함께 춤을'부터 시작된 예전 영화들에서부터 수없이 반복해왔던 코드다.
하지만 뻔한 것을 뻔하지 않게 보이게 하는 것도 감독의 능력이리라.
이 영화에서 내내 강조하고 있었던 것은 바로 '교감'이다. 주인공인 제이크 설리는 '타이타닉'의 잭이 그러했던 것처럼 나비 종족 중 높은 신분인 '네이티리'와 사랑에 빠지고 영화 내내 'I see you' 라고 말한다. 원주민과 인간으로 만났지만 그들은 교감하고 소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어떤 만물이든지 적으로 규정해 짓밟아 버리는 파괴 근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가령 산에 먹이가 없어서 가정집이나 농가로 내려온 멧돼지 들과 교감하지 못하고 인간들이 '헌터스'가 돼 버리는 것과 같다.
제이크 설리가 처음 공룡과 비슷하게 생긴 판도라 행성의 동물들에게 공격 당할 때 제이크를 구해 준 네이티리가 그들을 죽이고 공격한 것을 마음 아파하고 원망했을 때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저렇게 사나운 놈들과 어떻게 공존하며 살아갈까. 환경 기자로서 자연을 바라보는 눈이 남달라야 한다고 늘 되새기고 있지만 아직 나에겐 '생태적 감수성'이 많이 부족했고 뭔가 새로운 모색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에서 원주민들은 어쨌든 그렇게 자연과 교감하며 살아간다. 그들은 말이나 새를 타고 자연을 이용할 때도 특유의 촉수로 그들과 교감을 하며 내가 강제로 그들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받아들여야 함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연도 어찌보면 우리가 마음대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받아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언젠가 그들이 더이상 받아주지 않게 된다면 우리는 자연을 더이상 이용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 때가 되면 '판도라'와 같은 행성을 찾아 떠나야 하는 것일까? 어쩌면 뻔한 이야기일 수 있는 이야기들일지라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극장 좌석을 쉽사리 뜨지 못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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